디저터 뼈와 기계의 전쟁
The Deserter
<본 트릴로지Bone Trilogy #2>
“짐승들은 내게서 어머니의 살과 아들의 뼈를 빼앗았다.
그러나 가장 끔찍한 괴물은 바로 인간이었다.”
더욱 처절해진 디스토피아,
생존을 위한 더욱 치열한 투쟁이 시작됐다
알 수 없는 시대, 알 수 없는 대륙. 인류는 오직 뼈와 돌을 들고 짐승들과 사투를 벌인다. 모자란 식량은 짐승들과 인육을 거래해 해결한다. 식인이라는 섬뜩한 소재와 전혀 새로운 스토리로 독자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SF 판타지 『인피리어 : 뼈와 돌의 전쟁』의 후속작 『디저터 : 뼈와 기계의 전쟁』이 까멜레옹에서 출간됐다.
‘디저터Deserter’는 우리말로 ‘버린 자, 달아난 자’를 뜻한다. 대체 누가 누구를 왜 버리고 달아났단 말인가? 인간 종족은 이 사실과 대체 어떤 관계가 있기에 이토록 처절한 삶을 살게 된 것인가? 작가는 강력한 괴물의 등장으로 더욱 힘겨워진 인간 종족의 삶을 여과 없이 보여 주는 한편 이들의 운명에 대한 진실을 밝히면서 전편보다 더욱 충격적인 현실을 들이댄다.
독자들은 ‘루프’로 떠난 스톱마우스의 외롭고 힘겨운 여정을 함께하는 동안, 인간의 끝도 없는 탐욕과 잔인한 본성에 오싹해질 것이다. 동시에 괴로운 진실 앞에서도 자신의 본성을 지키며 사랑과 믿음을 잃지 않는 주인공에게 한 줄기 구원의 빛을 보게 될 것이다.
■ 조상이시여, 우리를 도와주소서
짐승이건 사람이건 가리지 않고 잡는 족족 땅에 심어 새끼들의 먹이로 만들어 버리는 치명적인 포식자 ‘디거’. 일단 디거에게 잡혀 숙주가 된 자는 발부터 시작해 머리까지 먹히기 전까지 죽지도 못한 채 신음과 비명만 지르게 된다. 디거에게는 바위투성이 언덕도, 깊은 강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전례 없는 강력한 괴물의 등장에 인드라니가 종족을 살릴 무기를 구하러 루프로 떠난 지 150일. 그녀와의 추억을 곱씹으며 살아가던 스톱마우스는 디거가 코앞에까지 다가왔음을 알게 된다. 이제 인간 종족이 멸망할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 한 명도 남김없이 디거의 먹이가 되리라.
작가는 스톱마우스 앞에 절망적인 현실을 던져 놓고 그에게 크나큰 결단을 강요한다. 스톱마우스는 과연 부족 곁에 남아 함께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루프로 가서 인드라니와 함께 마법의 무기를 구해 와 부족을 살릴 단 몇 퍼센트의 확률에 매달릴 것인가? 자신뿐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짊어진 젊은 족장 스톱마우스의 선택에 독자는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안락한 꿈에 마비된 이성, 누가 진짜 ‘디저터’인가
지상에 사는 인간들은 하늘을 덮고 있는 루프에 조상들의 영혼이 모여 산다고 믿었다. 거기서 자신들을 굽어보고 있다고. 하지만 스톱마우스가 맞닥뜨린 루프는 너무나 달랐다. 행성 전체가 거대한 컴퓨터로 만들어져 생각만 하면 의자가 나타나고, 문이 생기고, 궁금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루프에 사는 모든 이들의 지난날이 저장돼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즐거운 과거를 즐기고, 기억하기 싫은 과거는 수정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혜택받은 환경 속에서 루프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루프가 만들어 주는 꿈에 빠져 지상 사람들의 사투를 즐기며 하루하루를 낭비하는 것뿐이다. 이들은 집단적인 엿보기에 마비돼 자신들이 얼마나 잔인한지 깨닫지 못하고 지상 사람들을 마치 장난감처럼 생각한다. 그리고 소수의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스톱마우스와 인드라니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이제 독자들은 혼란스럽다. 먼 옛날, 조상들이 지은 죄 때문에 하루하루 사투를 벌여야 하는 지상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유흥만을 생각하는 루프 사람들, 그 와중에 영원한 권력을 손에 넣고자 잘못된 정보로 루프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소수의 권력자들, 이들 중 누가 진짜 ‘디저터’인가? 그리고 이들의 삶과 우리의 삶은 또 얼마나 다를 것인가?
■ 추천사
★★★★★ 신인 작가가 쓴 SF 소설 중 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최고의 책 중 하나다. _《스쿨 라이브러리언》
★★★★★ 가차 없이 잔혹하다.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은 것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_《SFX 매거진》
★★★★★ 새롭고, 매력적이고, 흥미롭고, 서스펜스 가득하다. 도저히 중간에 그만둘 수가 없다. _아마존UK 독자 서평 중에서
★★★★★ 식인종을 다룬 소설을 좋아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_아마존 독자 서평 중에서
★★★★★ 「트루먼 쇼」와 『타잔』이 느껴진다. _아마존 독자 서평 중에서
■ 차례
프롤로그
1. 디저터
2. 옐로모
3. 달리는 야만인
4. 경주마
5. 열렬한 팬
6. 자가담바
7. 고기가 먹고 싶다
8. 배신의 죄책감
9. 어둠 속의 배고픔
10. 자원자
11. 괴물
12. 먹히지 않은 자들
13. 셔틀
14. 닷새째
15. 씨앗
16. 기억
17. 거물을 만나다
18.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19. 떨어진 나뭇잎들
20. 프라이드 섹터의 공기
21. 익사하는 자들
22. 마지막 임무
23. 시드
에필로그 : 추락하는 금속
■ 줄거리
지나가는 모든 곳을 초토화시키는 괴물 디거를 물리칠 마법의 무기를 가져오기 위해 루프로 떠난 인드라니. 사무치는 그리움에 그녀와의 추억을 곱씹으며 하루하루를 견디던 스톱마우스는 디거가 코앞에까지 들이닥쳤음을 알고 조급해진다. 이제 스톱마우스는 홀로 루프로 가서 부족을 살릴 무기를 찾는 동시에 연인을 구해 돌아와야 하는데…….
■ 책 속으로
그는 떨리는 주먹을 입에 대고 중얼거렸다.
“어디서…… 대체 어디서 이걸 잡은 거야?”
“배고프지 않은가?”
“이걸 어디서 발견했어? 네 자매들이 이걸 어디서 잡았느냔 말이야.”
포레거는 스톱마우스를 빤히 쳐다봤다. 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토커도 이놈의 자세나 움찔거리는 주둥이의 의미까지 통역해서 알려 줄 수는 없었다. 마침내 놈이 언덕 쪽을 가리켰다.
“그 짐승은 자기 자매들과 함께 왔다. 밤에. 우린 배가 고파서 그놈들을 잡았다. 배고프면 고기를 가리지 않는다. 배고프지 않은가?”
스톱마우스는 디거의 시체를 내려다봤다. 식은땀이 얼굴에 방울방울 맺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인드라니. 그녀가 돌아와야 한다. 안 그러면 모두 죽은 목숨이다.
“배고파서 고기가 필요하다.” 그는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이제 인간들은 최대한 많은 짐승들과 동맹을 맺어야 할 터였다. 물론 그런다고 해도 앞날은 절망적이지만.
_36~37쪽
힘. 늘 그게 문제였다. 히레시는 언제나 그것을 원했고, 그것을 얻으려고 싸웠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음식을 빼앗으면서 힘도 빼앗았다. 하지만 지금껏 히레시는 너무 힘에 집착했다. 그건 옳지 못했다.
“진짜 힘은 이런 거야.” 히레시는 과거의 자신에게 말했다.
그 순간 뭔가에 발이 걸려 바닥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팔을 보호하려고 공중에서 몸을 뒤틀면서 이를 악물었다. 비명을 지르지 않으려는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그는 시신 한 구 위에 쓰러졌다. 꽁꽁 얼어서 냄새도 생기도 없었다. 돌처럼 딱딱하면서 동시에 어쩐지 조금 끈적거렸다.
애써 구역질을 참았다. 하지만 시체에서 멀어지려 할 때 그의 멀쩡한 손이 한때 누군가의 눈이었을 것을 푹 찌르는 바람에 욕지기가 치밀었다.
“돌아가! 아직 늦지 않았어. 돌아가란 말이야!” 과거의 히레시가 보챘다.
“안 돼, 안 돼…….”
지금껏 그는 스톱마우스의 팬인 척, 친구인 척 굴었다.
가까스로 통로를 찾아낸 히레시는 옆길로 들어섰다. 또 옆길, 다시 또 옆길. 이러다 완전히 길을 잃어버리면 마침내 두려움에 사로잡혀도 마음을 바꿀 수 없을 터였다. 힘. 이것이 힘이다. 힘이란 한 인간이 평생토록 소유하면서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는 영원한 것이 아니다. 그걸 얻기 위해 날마다 매 순간 싸워야 한다. 지금 히레시는 그렇게 싸우면서 힘을 잃어 가고 있다. 상관없었다. 지금껏 크고 작은 통로들을 지나오면서 어둠 속 깊이 들어왔다. 결국 용기가 바닥날 무렵에는 이미 한 시간은 족히 걸어서 완전히 길을 잃을 터였다. 설령 스톱마우스와 자가담바가 찾으러 온다 해도 그를 발견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_219~220쪽
스톱마우스의 입은 여전히 피범벅이었다. 잇새에 살 조각들이 끼어서 입을 다물 때마다 느껴졌다. 고기를 삼키지 않고 낭비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하지만 그는 차라리 기절해 버리고 싶었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속으로 중얼거렸다. 월브레이커가 이 꼴을 보면 뭐라고 할까? 이제 난 그 자식보다 훨씬 더 사악해. 그는 자신과 같은 인간을 죽였다. 용감하게 자원한 사람이 아니라 강하고 건강한 사냥꾼을 죽였다. 이로 물어뜯어 죽였다. 짐승과 다를 게 뭐란 말인가.
_245쪽
■ 작가 소개
지은이|피아더르 오 길린Peadar Ó Guilín
오랫동안 흥미로운 이야기를 수없이 써 온 괴짜 소설가. 학창 시절 그의 작문 숙제를 검사한 교사는 “소통의 재능이 지나칠 정도로 넘친다.”라고 평가했다. 그 뒤 많은 희곡과 단편소설을 써 왔으며, 스탠딩 개그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리눅스 운영 체제를 아일랜드 어로 번역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프랑스 어와 이탈리아 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지금은 아일랜드 더블린에 살면서 거대 컴퓨터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어느 날 짐승들에게 쫓기는 악몽을 꾸고 불과 사십 일 만에 초고를 완성한 『인피리어』는 작가의 데뷔작이자, 인류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은 흥미진진한 SF 판타지 『본 트릴로지』의 첫 번째 작품이다. 전 세계 여덟 개 나라에서 번역, 출판됐다. 『디저터』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옮긴이|이원경
경희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SF 소설 『인피리어』, 『조이 이야기』, 『와인드업 걸』, 역사 소설 『바이킹』 시리즈, 『오브리-머투린』 시리즈, 동화와 청소년 소설 『우리 학교 트러블메이커』, 『히트』, 『누가 내 칫솔에 머리카락 끼웠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인터넷 서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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